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귀향을 위한 기도

방산하송 2010. 9. 19. 18:34

  

 

 

때늦음을

오히려 사랑하소서.

 

꽃 뒤에 숨은 그림자를 새로 알아보고

새로 느끼며

새로 숨쉬게 하소서.

 

하얗게 서리 내린 들길.

산골짜기를 흐르는 새벽 안개.

봄날같이 따뜻한 겨울 아침의 신선한 바다.

그 새로운 기쁨에 몸 떨게 하소서.

 

하늘을 나는 작은 새의 몸짓.

등성이를 넘어가는 가는 바람소리.

해 떨어지는 저녁의 고요를.

이제는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게 하소서.

 

무엇보다

먼저 용서하게 하소서.

 

2010. 09. 18 (1995년의 강동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