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이 피었다.
꽃등이 켜진 듯 물그림자 곱다.
누구, 아무 말 없이
수련을 같이 쳐다볼 사람 없을까?
오늘같이 흐린 날은 수련이 문 닫는 시간도 늦어져 오후까지도 제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물의 여신을 혼자서 본다는 것은 너무 아깝다.
술 한 잔 하자고, 고기 굽자고 보채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이곳의 하늘과 산과 나무를 바라보며 자연의 숨결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가끔은 그립다.
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