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을 배워보겠다고
몇몇이 모여 만든 모임의 술자리에서
정직하게 연주를 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젊은 강사의 충고는
마치 모든 삶의 자세이여야 한다는듯 허를 찔렀다.
부탁한 대금은 구하는 중이지만
훗날 문제가 생기면 어쩌냐는 우려에
일단 내 손에 주어지면 그 모든 것을 포함해
내 것으로, 평생지기로 삼겠노라고 다짐을 주었다.
어차피 세상이란 완벽할 수 없는 것 아니던가?
사람이든 물건이든
다소의 차이 다름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
감수하고 다스리는 것은 나의 몫일 것이다.
사람과 그 사람들의 세상으로 인한
며칠 극심했던 우울감과 상실감도 사실은
차이가 곧 존재의 의미인 것을 잊었기 때문이리라.
똑 같은 대금도 백이면 백 음색이 다르다고 하니
사람마다 서로 다른 눈과 귀, 생각으로 말하고
저마다의 주장이 다름으로 해서 어쩌면
세상은 세상다울 수 있는 것
대금이 오는 날 꼭 술 한 잔 다시 사겠다는
서툰 약속을 하고 술집을 나서며
싸한 겨울 바람 속에서 처진 어깨를 추스렸다.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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