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도다
아이를 바다에 묻은 아비는
지치지도 않고 우는도다
때도 시도 없이 숨 죽여 우는도다
세상은 잊으라 하지만
어디서고 아이의 모습이 비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곧 돌아올 것만 같아
결코 가슴 속에다 묻어버리고 말 수는 없는 일
못난 세월
잊지 않기 위해 분노로 버티는
아비는 이를 악물고 오늘도
소리없이 우는도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아직도 바다 속에서 못 나온 아이들이 있고, 규명도 책임도 대책도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직 상처뿐인 유가족들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외치고 울고 있을 뿐이다. 그만하라고 잊으라고 다그치고 겁박하는 세력의 야만적 행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스를 훓어보다 어느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아이를 잊지 않기 위해 아이가 희망했던 버킷 리스트를 가족이 대신 실행해 나가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아버지의 아이를 잊지 못하는 이야기에 공감이 가서 그 가족을 위로하고 싶었다.
4월 내내 집 주변 공사를 마무리 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다른 일은 거의 못하고 있지만 다행히 농사를 쉬겠다고 한 덕분에 부담은 덜 한 편이다. 그래도 세월호 1주기니 오늘 저녁은 모처럼 저녁 미사에 참여해 그 아이들 명복이나 빌어야 겠다. 아이들아. 어제도 오늘도 내일이 와도 영영 나는 미안하다.
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