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살을 바쳐 속죄하신 주님
저의 고통과 미움, 거짓과 교만을 모두 봉헌하오니
남은 것은 사랑과 평화, 그리고 가난한 마음뿐이게 하소서
달군 쇠도 물에 넣으면 열기가 죽는데 땅인들 이 비에 식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루 밤 자고 나니 가을이 와 있었다. 언제 뜨거운 날이 있었냐는 듯
아침 비에 뒤척이다 미사 시간에 맞추느라 뒤늦게 허둥거렸다. 장날이라 차도 많았다.
오늘 복음은 앞 자리를 탐하지 말고 보답받을 사람만을 초대하지 말라고 하셨다.
신은 겸손한 자에게 은총을 내릴 것이라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가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성체를 모시는 순간 나의 모든 아픔과 고통, 그리고 미움과 거짓 그것을 대신 봉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봉헌이란 돈이나 명예, 물질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잘못된 것들, 사악함, 증오심, 교만스러움, 남에게 잘 보이려는 행위나 말, 탐욕같은 것들이 아닐까? 예수는 그것을 자기에게 봉헌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신에게 맡기고 오로지 사랑과 평화, 봉사의 정신만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