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과 함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겨울 준비

방산하송 2012. 12. 2. 09:46

 

메주를 매달고

김장을 마친 다음날 눈이 내렸다.

인제 뭐 할일이나 있냐?

개밥이나 주고 앉아 있으면 되겠다는 어머님 말씀.

 

눈이 쌓이면 고구마 삶아 놓고

하염없이 눈 구경이나 하고

햇볕 들면 시원한 동치미 내다 먹으며

고드름 떨어지는 소리나 듣고

그러다, 보고 싶은 이가 생각나면 

오랜만에 안부 전화나 하고... 

 

겨울 밭으로 올라가는 빈 길은 허전하고

매운 바람은 찬데

대나무 잎에도

석류나무 가시 위에도

사는게 그런 것이라고 어루만지듯 눈이 내렸다.

 

12월 둘째 날, 눈이 내리다.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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